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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생활의 발견

'좀'의 쓰임과 어원(feat. Please, '좀이 쑤시다')

물 좀 가져다주세요
이것 좀 부탁드립니다


물 가져다주세요
이거 부탁드립니다


우리도 모르게 무언가 부탁하는 상황이거나
예의를 차리고 싶은 경우에
'좀'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곤 합니다


언어습관이란게 정말 신기한 것이,
'좀'이라는 수식어가 생각하지도 않고 튀어나온다는 것입니다

'좀'을 그냥 언급하고, 이 글자만을 사용하고, 이 글자를 볼 때에는
뭔가 어색해지는게 사실인 것 같습니다


좀이라는게 좀이 쑤신다의 좀도 있고,
무언가 좀비 비슷한 느낌을 연상시키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부정적인 느낌이 강한 단어인데,
우리는 왜 항상 부탁을 하거나 예의의 표시로 좀을 사용할까요?


'좀'이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에 검색해보겠습니다


1. 부사로 쓰이며 '조금'의 준말
2. 부탁이나 동의를 구할 때 말을 부드럽게 하기 위하여
삽입하는 말


지식백과로 '좀'을 넓혀보겠습니다


1. 좀[silverfish] : 좀목 좀과의 곤충.
사람이 사는 주택가 주변의 어둡고 습한 곳이나 따듯한 곳에서
서식한다. 주로 야간에 활동하고 사람이 접근하면 재빨리
달아나므로 자세하게 관찰하기가 쉽지않다....


2. 좀[moth] : '야위고 쇠약해지다'는 뜻에서 유래한 말로서
나방이나 좀벌레, 하루살이 등을 일컫는 말이다


물론 국어사전 1번 뜻처럼 좀이라는 말은 주로
조금이라는 것에 줄임말로도 많이 사용하고 있죠


좀 부족한데?
좀 너무 한거 아니야?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외국에도 비슷한 단어가 있죠,
바로 'Please' 입니다

무언가를 부탁하거나, 공손한 표시로써 우리는
please를 사용하곤 합니다


please라는 단어로 영어사전을 살펴보면요


1. 남에게 정중하게 무엇을 부탁하거나 하라고 할 때 덧붙이는 말

2. 부디, 제발, 정말

3. 남을 기쁘게 하다, 기분을 맞추다


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좀의 2번째 뜻과 please의 첫번째 뜻이 비슷하죠?


그렇다면 다시 '좀'으로 돌아와서,
좀이라는 단어의 유래는 무엇일까요?
좀의 어원을 여기저기 찾아보려고 애썼지만
좀은 '조금'의 줄임말로 보는 것이 타당해보입니다


물 조금 주세요.
물 좀 주세요


우리는 기본적으로 예의의 민족
겸손의 민족이기 때문에
물을 많이 먹고 싶어도
부탁을 하고 싶어도 우리는 호탕하게 하지 못합니다

그저 조금만... 조금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처럼 조금의 도움을 요청할 뿐이죠..
그렇게 우리의 '좀' 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좀은 우리 일상생활에서 정말 다양하게 쓰입니다

무언가 다급하게 부탁하거나 요청할 때도,
'좀!' 이라는 한마디로 표현이 되지요,

하지 좀 마라!

이런 단어를 '좀!' 이라는 단어 하나로 해결하는 거지요,

앞서서 좀이라는 단어가 벌레의 일종이라고 하였는데요,


'좀이 쑤시다' 라는 표현의 좀은
바로 벌레의 좀에서부터 유래가 되었습니다

아주 작은 벌레인 좀이, 몸 속을 기어다니는 것처럼
가만히 있지 못하는 현상을 가리켜서
우리는 좀이 쑤시다라고 표현을 하게 되었죠


참 좀이라는 단어 하나가 평소에는 별 생각을 안했지만
우리 일상 언어 생활에 깊이 침투해 있었습니다,


따로 보면 어색한 '좀'
자연스럽게 사용되는 단어 '좀'

앞으로 좀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는
이런 의미가 숨이 있구나 생각이 나시면 좋겠습니다:D


p.s. 제발 좀 코로나 물러가라!!